내면의 폭풍을 거느리는
타다만 어깨의 상처가
욱신거릴 때 마다
혼자만의 흐느낌 속에서
아픔은 붉은 석류처럼 빛이 났다
발 아래 깔리듯 흐르는 전날의 강물,
그 속에 비친 산 그림자가
에메랄드빛 짙어졋다가 엷어졌다가
전설의 메아리로 다시 숲을 울린다
한 때 넘쳐버린 정념에 다 타버린 숲,
어제의 기름진 재,거름에
오늘은 새로 일어서는 나무들의
조용하고도 힘찬 합창,
깜짝 놀란듯 나는 어깨를 움추린다
저 회화나무, 많이 보던 것이 아닌가
지난 계절의 나무를 닮은 그것이
나를 향하여 두 팔 벌리고 서있다
껴안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까만 눈동자를 태우고 있다
지중해 하늘을 머리에 인 회화나무,
푸른 힘줄의 조용한 함성이
여기 저기 철학의 주먹으로 불끈거리는
고대의 하얗게 타버린 바위를 타고 앉은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내면의 폭풍을 늘 자식처럼 거느리며
번개불같은 말씀의 빛을 토해내는
내면의 풍경의 불꽃의 숲으로
나는 다시 발을 옮겼다
보름달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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