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끝을 이파리가
18-08-15 01:47 779회 0건

dZqMCMN.jpg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물에 젖은 돌에서는

모래가 부풀어 빛나고

 

저 혼자 걸어갈 수 없는

의자들만 비에 젖는다

 

기억의 끝을 이파리가

흔들어 놓은 듯

 

가방을 오른손으로 바꾸어 들고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 온다

 

저 오랜 투병의 가슴

집으로 돌아 온다

 

지친 넋을 떼어 바다에 보탠 뒤

곤한 안경을 깨워

멀고 먼 길을 다시 돌아 온다

 

여행자처럼 돌아 온다

저 여린 가슴

 

세상의 고단함과

외로움의 휘황한

 

고적을 깨달은 뒤

시간의 기둥 뒤를 돌아

조용히 돌아 온다

 

어떤 결심으로 꼼지락거리는

그를 바라다 본다

 

숫기적은 청년처럼

후박나무 아래에서

 

돌멩이를 차다가

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물방울이 간지럽히는 흙을

바라다 보고 있다


사진없음
보름달랑2

Lv : 2   Point : 없음

가입일 2018-01-14
접속일 2018-09-04
서명
태그
자기소개 내용이 없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